트럼프 골드 카드 vs EB-5 : 둘 중 무엇이 나에게 맞는가 - 2025년 투자이민 변화 속에서 꼭 짚어봐야 할 현실적인 이야기
요즘 미국 이민 뉴스를 조금이라도 보신 분들은 아마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12월 18일부터 시행하겠다고 밝힌 이른바 “골드 영주권 카드(Gold Card)” 이야기요.
이 제도가 거론되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비교 대상이 된 제도가 있습니다. 바로 우리가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EB-5 투자이민입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요즘엔 이런 질문이 정말 자주 나옵니다.
“변호사님, 둘 중 뭐가 더 빨라요?”
“EB-5는 너무 오래 걸린다는데… Gold Card가 더 쉽다는 말도 있던데요?”
그럴 때마다 저는 잠시 멈추고, 두 제도의 방향과 성격이 얼마나 다르게 설계되어 있는지부터 차근히 설명드리곤 합니다. 오늘은 그 내용을 조금 더 정리해서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1. 둘 다 공통적으로 뭘 노리고 있는 제도인가?
결국, 미국은 자본을 얼마나 빨리 끌어올 수 있느냐를 고민합니다
EB-5든 Gold Card든 미국이 해외 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만든 제도라는 점은 같습니다.
외국인이 일정 규모의 자본을 들여오면, 그 대가로 영주권을 제공하는 구조.
이 단순한 틀은 두 제도 모두 동일합니다. 하지만 비슷한 것은 여기까지입니다. 그다음부터는 완전히 방향이 달라집니다.
2. 금액·요건·제도 안정성 — 이 부분에서 둘은 아예 다른 세계입니다
(1) “얼마를 넣어야 하나?”
EB-5는 투자, Gold Card는 기부
EB-5는 TEA 지역 기준 최소 80만 달러, 일반 지역은 105만 달러 이상을 실제 사업체에 투자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단순히 돈만 송금하는 게 아니라, 사업이 존재하고, 그 사업이 굴러가야 하고, 고용을 만들어야 합니다.
반면 Gold Card는 지금까지의 공식·비공식 발표를 종합하면 이렇게 정리됩니다.
개인 신청자 약 100만 달러(14억 원대) 기부금
법인 신청 시 약 200만 달러(28억 원대) 기부금
환불 안 되는 USCIS 수수료 $15,000 별도 납부
신청서 양식은 새로 도입되는 Form I-140G
자금 출처 조사 포함
어떤 영주권 카테고리로 심사받을지도 이 I-140G에서 결정됨
즉, EB-5는 “사업 + 투자”, Gold Card는 “정부 기여금 + 심사”라는 완전히 다른 성질입니다.
(2) EB-5는 “일자리 창출 의무”가 핵심
Gold Card는 현재로선 없음
EB-5는 조건부 영주권을 받은 뒤, 2년 안에 정규직 10개 일자리 창출을 증명해야 합니다.
그게 바로 I-829 조건해지 심사입니다. 이걸 통과해야 영구 영주권자가 됩니다.
Gold Card는 반대로 고용 창출 요구가 전혀 없습니다. 기여금 납부와 자금 출처 심사가 중심이지, “얼마나 일자리를 만들었느냐”는 논외입니다.
단순해 보이죠. 그래서 논란도 많습니다. “일자리를 만들지도 않는데 왜 영주권을 주냐?”는 비판이 미국 내부에서도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3) 영주권 부여 방식 — 처음부터 영구 영주권?
EB-5는 일단 2년 조건부 영주권 다음, I-829 다음, 정식 영주권 구조입니다.
Gold Card는 제안 단계만 보면 초기부터 영구 영주권을 부여하는 구조로 설계된 것으로 보입니다. 일부 기사에서는 시민권 절차도 간소화될 수 있다는 언급까지 있죠.
속도만 보면 Gold Card가 훨씬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속도와 안정성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4) 법적 안정성 — 여기서 둘은 비교 자체가 어렵습니다.
EB-5는 연방법에 근거한 제도로, 정권이 바뀐다고 하루아침에 없어질 수 있는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반면 Gold Card는 행정명령(Executive Order) 기반입니다. 빠르게 도입할 수 있지만, 다음 행정부에서 또한 쉽게 뒤집을 수 있습니다. 수억 단위 투자를 고려하는 사람에게 이 차이는 정말 민감한 부분입니다.
(5) 비자 쿼터와 제도 구조
EB-5는 이미 수십 년간 운영된 탄탄한 구조가 있습니다. 쿼터도 명확하고, 지역센터 투자·직접 투자 등 선택지가 구체적이죠.
Gold Card는 아직 쿼터, 구조, 심사 기준, 절차가 완전히 정리되지 않았습니다. 매력적이지만, 그만큼 불확실성의 영역도 존재합니다.
3. 그렇다면 왜 Gold Card라는 제안이 등장했을까?
이건 단순한 이민 제도 개편이 아닙니다. 정치, 예산, 정책 방향이 모두 얽혀 있습니다.
(1) 더 빠른 자본 유치 — 고용 요건을 없애면 속도가 빨라지니까
EB-5는 투자자에게 너무 많은 의무를 지웁니다. 사업 운영, 고용 창출, 장기 심사… Gold Card는 이런 구조를 과감하게 걷어낸 모델에 가깝습니다.
“복잡한 심사 없이 자본을 바로 받자.” 이게 Gold Card의 본질적인 정책 방향입니다.
(2) 의회를 통과하지 않고 대통령이 바로 실행할 수 있는 제도
EB-5는 의회의 승인 없이 바꾸기 어렵습니다. 반면 Gold Card는 행정명령이므로 대통령이 밀면 빠르게 시행 가능합니다.
그 말은 곧, 다음 대통령이 원하지 않을 경우 빠르게 축소, 폐지가 가능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3) 단기 재정 확보에 유리한 기부금 구조
기부금이 100만~200만 달러 단위라면 한 건 승인만으로도 상당한 재정적 효과가 있습니다. 이건 정치적으로도 명분 만들기가 쉽습니다. 하지만 “돈으로 영주권을 산다”는 논란은 피할 수 없습니다.
4. Gold Card의 리스크 — 반드시 알고 들어가셔야 합니다.
1) 일자리 창출 효과 거의 없음 : 정치적 역풍 가능성
2) 정책 지속성 취약 : 정권 교체 시 빠르게 변경 가능
3) 특혜 논란과 자금 출처 문제 : 사회적 비판 가능성
이 세 가지는 특히 한국 투자자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5. 한국 투자자가 꼭 봐야 할 네 가지
한국에서 EB-5를 고민하셨던 분들에게 Gold Card는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사업 계획 없어도 되고, 일자리 요구도 없고,속도도 빨라 보이니까요.
하지만 아래 네 가지는 반드시 함께 검토하셔야 합니다.
환율 영향 – 원화 기준 부담 금액이 크게 요동칠 수 있습니다.
자금 출처 증빙 – 한국·미국 모두 규제가 강화되는 분야입니다.
세무 리스크 – 미국 거주 개시 이후의 세금 체계, 한국과의 조세조약, 상속/증여세 문제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장기 거주 계획 – “영주권만”이 목적이라면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제도만 보고 결정하면, 나중에 예측하지 못한 부담이 생길 수 있습니다.
6. 마지막으로 — EB-5냐 Gold Card냐, 정답은 “케이스마다 다르다”입니다
Gold Card는 새로운 실험입니다. 기회가 될 수도 있지만, 리스크도 큽니다.
EB-5는 느리고, 복잡하고, 답답하지만 예측 가능합니다. Gold Card는 빠르고 단순하지만 불확실합니다.
그래서 저는 보통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이 가장 중요하다면 : EB-5
속도가 더 중요하고 자금 여력이 충분하다면 : Gold Card도 검토 가능
이민과 투자는 결국 앞으로의 10년, 20년을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문제입니다. 뉴스 몇 개만 보고 결정하기에는, 금액도 크고 위험도 큽니다.
혹시 지금 EB-5를 계속 진행할지, Gold Card를 고려해야 할지, 아니면 다른 경로 : 취업, 가족, 비즈니스 이민 어느쪽으로 더 적합할지 고민하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혼자 판단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민법과 투자 구조를 모두 이해하는 전문가와 한 번은 깊게 짚고 넘어가야 할 시점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