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트럼프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이후 미국 이민 시스템 전반에 미묘하지만 분명한 변화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최근 발표된 미 이민국(USCIS)의 2025 회계연도 2분기 통계는 그 변화의 방향성을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자료 중 하나입니다.

이번 데이터를 통해 드러난 흐름은 꽤 명확합니다. 이민 수요는 여전히 강세인데, 문제는 USCIS가 그 수요를 제때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고학력자 대상 취업이민(EB-1A)과 노동허가서(I-765)를 중심으로 적체와 지연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한마디로 말하면, 적체가 폭발하고 있습니다.

올해 2분기 동안 USCIS가 처리한 케이스는 약 270만 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18%나 줄었습니다. 당연히 미처리 건수는 눈덩이처럼 불어나 현재 1,130만 건에 달하고 있습니다. 그 자체로도 이례적인 수치지만, 더 놀라운 건 신청서를 받고도 아예 열어보지 못한 케이스가 3만4천 건을 넘었다는 사실입니다. 접수는 했지만, 심사 창구 앞에도 못 서 있는 거죠.

심사 속도는 얼마나 늦어졌을까?

  • I-129 (비이민 취업비자)는 전분기보다 25%, 전년 대비로는 무려 80% 이상 느려졌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적체 건수 자체는 줄었는데도 속도는 더 늦어졌다는 점에서, 아마 심사 기준이 더 엄격해졌거나 인력이 다른 쪽으로 빠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 I-90 (영주권 재발급)은 평균 처리 기간이 기존 3~4개월에서 8개월까지 늘어났고, 전분기 대비로는 무려 938% 폭등이라는 극단적인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 I-765 (노동허가서)는 신규 신청 건수만 87% 늘었고, 전체 적체는 200만 건을 넘어섰습니다. 기준 처리 기간을 넘긴 미처리 케이스도 181%나 증가했습니다. 노동허가서 하나 받는 데 몇 달씩 걸리는 상황, 이제 드물지 않습니다.

EB-1A: 관심은 여전하지만, 심사 속도는 뚝

‘특출한 능력’ 소지자를 위한 영주권 카테고리인 EB-1A는 여전히 많은 분들이 도전하는 인기 있는 경로입니다. 하지만 이번 분기 들어 성장세는 다소 주춤했습니다.

  • 신청 건수는 직전 분기보다 1.5% 줄었지만, 전년 대비로는 34% 늘어난 상황입니다.

  • 반면 적체는 1만6천 건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 승인율은 72.7%로 소폭 하락했으며, 대부분이 프리미엄 프로세싱을 선택하고 있음에도 처리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지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특이한 점은 나이지리아의 성장세입니다. 신청 건수가 작년 대비 두 배 이상 늘며, 인도·중국에 이어 EB-1A 신청 국가 3위로 올라섰습니다. 한편 중국은 승인율이 하락, 인도는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가족초청과 시민권 신청, ‘꾸준함’ 속의 불균형

가족초청 이민과 시민권 신청 분야도 조용히 변화 중입니다.

  • 약혼자 비자인 I-129F 신청은 전분기보다 5.7% 증가했고, 승인율도 67.9%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 결혼 후 조건부 영주권에서 정식 영주권으로 전환하는 I-751 신청은 전분기 대비 51.8%, 연간 기준으로는 49% 증가했습니다. 최근 2년간 결혼을 통해 영주권을 받은 분들이 대거 조건 해제 시점에 진입했다는 방증이죠.

  • I-485 (가족초청 기반 영주권 신청)은 2% 증가했지만, 승인율은 84.4%로 소폭 하락했습니다. 단순 거절보다는 심사 기준 강화나 추가자료(RFE) 요청이 늘어난 결과로 해석됩니다.

  • 시민권 신청서(N-400)는 신청 건수는 전분기 대비 10.1% 늘었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6.2% 줄었습니다. 승인율은 91.1%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편입니다.

요약하자면, 신청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심사 흐름은 더 까다롭고 느려지고 있다는 게 현재의 흐름입니다.

노동허가와 인도주의 심사, USCIS의 최대 부담

노동허가서(I-765)는 지금도 USCIS 업무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처리 속도는 갈수록 느려지고 있습니다.
I-129 비이민 취업비자 쪽은 다소 숨통이 트였지만, 전반적인 행정 리소스는 여전히 포화 상태에 가깝습니다.

향후 전망: 본격적인 변화는 이제부터

이민 수요는 여전히 강합니다. 고학력 인재, 가족초청, 시민권 신청 모두 꾸준히 이어지고 있지만, 행정 인프라는 그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무엇보다 트럼프 행정부 2기의 정책 변화나 USCIS 내부 인력 재편은 아직 본격적으로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진짜 변화는 2025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이민법 실무 현장의 전망입니다.

요즘은 단순히 "신청서 잘 작성하면 되지"라고 생각하면 큰일 납니다.
심사 기준이 예전보다 훨씬 정밀해졌고, RFE 요청도 흔해졌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서류 준비와 전략 설정이 당락을 좌우합니다.

EB-1A, EB-2 NIW, 가족초청 영주권을 준비 중이신 분들이라면, 지금 이 데이터를 토대로 자신의 상황에 맞는 접근 방식을 다시 한번 점검해보셔야 합니다.

비자 문제로 고민이 있으시다면, 혼자서 감당하지 마시고 전문가와 상의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크고 작은 변화 속에서도, 여러분의 권리를 지킬 수 있는 길은 늘 존재합니다.

미국 이민, 전략이 다르면 결과도 다릅니다. 더 많은 인사이트가 궁금하신가요? < 크리스 정 변호사의 이민법 칼럼 더 보기 >

내 이민 전략, 지금 이대로 괜찮을까요? 단 30분, 크리스 정 변호사와 직접 확인해보세요!  [ 30분 무료상담 예약하러가기]

[면책 조항 | Disclaimer]

본 글은 일반적인 이민법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나 변호사-의뢰인 관계를 형성하지 않습니다. 이민 신청은 개인의 경력, 이력, 계획에 따라 적용 방식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본 글에 포함된 정보만으로 결정을 내리시기보다는 반드시 이민법 전문 변호사와의 상담을 통해 본인에게 적합한 전략을 세우시기 바랍니다.

Previous
Previous

2025년 9월부터 비이민 비자 갱신, 드롭박스 종료… 인터뷰 의무화,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Next
Next

미국시민권배우자비자 인터뷰 실제 질문 및 준비 방법 (2025 최신 버전) 진짜로 묻는 질문들, 어떻게 답해야 할까요?